📝한눈에 보는 정보

  • 미리 손질된 과일은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가공 과정에서의 오염과 껍질 제거로 인해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2023년 손질된 캔털루프 멜론과 관련된 살모넬라 감염 사태로 미국 44개 주에서 407명이 감염됐다
  • 손질된 과일은 가격이 더 비쌀 뿐 아니라, 외형 유지를 위해 화학 방부제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고 플라스틱 포장으로 인해 비스페놀 A(bisphenol A) 같은 유해 물질에 노출될 우려도 있다
  • 가능하면 유기농 통과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고 농약에 노출될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유기농 농산물은 영양 면에서 더 우수하고,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사람들과의 연관성도 확인된 바 있다
  • 화학물질이 없는 농산물을 찾고 싶다면,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방문하거나 지역 생산자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직접 재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티 더즌(Dirty Dozen)’ 목록은 비유기농 농산물 중 피해야 할 품목을 고를 때 유용한 기준이 된다
  • 농산물을 흐르는 물에 씻으면 최대 77%의 농약을 제거할 수 있다. 유기농 농산물은 검출 가능한 농약 잔류량이 일반 농산물보다 4배나 낮아, 농약에 대한 노출을 한층 더 줄일 수 있다

🩺 Dr. Mercola

미리 손질된 과일은 준비 시간을 줄여주는 편리함 때문에 소비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주방 공간이 좁은 사람들에게는 공간 절약 효과도 있다. 유통 측면에서는 매장 내 폐기율이 줄어들기 때문에 손질된 과일은 소매업자들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트렌드가 소비자에게 큰 이득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손질된 과일은 병원성 미생물, 화학 첨가물, 플라스틱 등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져,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손질된 과일을 피해야 하는 네 가지 이유

편리함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손질된 과일을 자주 구입하는 습관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하티 소울(The Hearty Soul)은 손질된 과일의 단점 네 가지와 이러한 소비 습관을 바꾸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식중독 위험 증가 — 손질된 과일은 가공 시설의 위생 상태뿐 아니라 사용된 과일의 신선도와 상태에 따라 식중독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버몬트주 농식품시장청(Vermont state's Agency of Agriculture, Food and Markets)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박테리아는 성장하고 증식하기 위해 영양분, 수분 그리고 적절한 온도가 필요하다. 살모넬라균은 농작물 표면에 달라붙을 수 있고 식물 조직을 따라 이동할 수 있다.  농산물 조직이 절단되거나 손상되면 당분이 방출되어, 표면에 있던 병원균이나 부패균이 증식할 수 있는 영양원이 된다.
농산물을 다루는 작업 공간과 장비에서는 물과 유기물 찌꺼기가 고이는 지점을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서식 지점'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2023년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손질된 캔털루프 멜론과 관련된 살모넬라 집단감염 사례를 조사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44개 주에서 총 407건의 감염이 발생했으며, 이 중 158명이 입원하고 6명이 사망했다. 손질된 과일이 집단 식중독 발생과 연관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비슷한 사례가 2018년에도 있었으며, 이 역시 캔털루프 멜론과 관련되어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구엘프대학교(University of Guelph) 식품과학과 키스 워리너(Keith Warriner) 박사는 과일 껍질이 세균 침투를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캔털루프 멜론은 땅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껍질이 다양한 병원균에 노출된다. 과일이 한번 가공되면 세균이 과일 속살로 쉽게 옮겨갈 수 있다. 워리너 박사는 "특히 멜론은 살모넬라균이 번식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높은 가격 — 손질된 과일은 원래 소비자가 해야 할 손질 과정을 유통업체가 대신 수행하는 형태다. 따라서 그만큼 더 비싼 값을 치르게 된다. 허프포스트(HuffPost)의 보도에 따르면, 손질된 농산물은 통째로 구매하는 것보다 가격이 최대 세 배까지 비쌀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손질된 과일의 이점은 조리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뿐이며, 그에 따른 대가는 식중독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게다가 과일의 신선도도 떨어진다.

• 화학 물질로 세척 — 사과를 잘라두면 금세 속이 갈색으로 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과일 속살이 공기에 닿으면, 폴리페놀 성분이 산화되며 갈색을 띠게 되는 멜라닌이라는 철 함유 물질로 변하기 때문이다. 갈변된 과일 과육은 먹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시각적으로는 식욕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손질된 과일을 판매하는 유통업체들은 신선해 보이도록 하기 위해 화학 방부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손질된 과일을 구매하면 이러한 화학물질까지 함께 섭취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2022년 한 연구에서는 손질 과일을 가공할 때 염소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살균제라는 점이 보고되었다. 하지만 염소는 과일과 반응해 발암물질을 생성할 수 있어,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구연산 같은 대체 방부 방식이 연구되고 있지만, 미생물을 완전히 제거하기에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 플라스틱 노출 증가 — 플라스틱은 식품 포장재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그 성분이 식품으로 스며들 수 있다.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과일, 채소, 우유, 해산물, 유아식 등을 포함한 85개 샘플 중 79%에서 비스페놀 A(BPA)가 검출되었다.

BPA는 플라스틱에 흔히 사용되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컨슈머리포트의 검사 결과가 미국과 유럽의 기준치를 초과하지는 않았지만, 이것이 곧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수석 과학자인 툰데 아킨레예(Tunde Akinleye)는 “이 수치가 괜찮다고 말하긴 어렵다. 괜찮지 않다.”며, 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천 방법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가능한 한 유리 용기에 담긴 제품을 구입하라.

장난감이나 칫솔처럼 일상적인 물품은 플라스틱이 아닌 대체 제품을 찾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일회용 플라스틱보다 재사용 가능한 제품을 선택하라. 예를 들어, 면도기, 세척 가능한 여성 위생용품, 유리병, 천으로 된 장바구니, 손수건 등이 있다.

남은 음식을 보관할 때는 유리 용기를 사용하고, 외출 시에도 지참하라.

테이크아웃 음식을 구매할 때는 개인 식기를 챙겨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수를 구매하는 대신, 재사용 가능한 물병을 휴대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공되지 않은 유기농 과일을 먹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손질된 과일의 또 다른 단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영양 성분이 손실된다는 점이다. 미국 영양식이학회(Academy of Nutrition and Dietetics) 대변인 캐롤라인 웨스트 파세렐로(Caroline West Passerrello)는 “과일이나 채소를 자르면 산소, 빛, 때로는 열에 노출되는데, 이 모든 요소가 식품 내 비타민 보존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군과 비타민 C는 과일을 자른 후 더 빠르게 증발할 수 있어 이러한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파세렐로는 신선한 통과일이 영양소를 더 오래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남은 과일이 있다면,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밀폐 용기에 보관하라.

예산에 여유가 있다면, 통째로 된 신선한 유기농 과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2024년 푸즈(Foods) 저널에 발표된 분석에 따르면, 유기농 농산물은 비타민 C, 철, 마그네슘 등 필수 영양소 함량이 더 높아 일반 재배 식품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농 농산물은 검출 가능한 농약 잔류 수준이 일반 농산물보다 4배 낮으며, 신장과 간을 손상시킬 수 있는 중금속 카드뮴의 함량도 더 낮다.

또한 연구진은 유기농 식품 섭취가 혈액 내 영양 상태 개선, 농약 노출 감소, 체질량지수(BMI)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식품 라벨을 제대로 읽자

유기농 식품의 장점도 분명하지만, 그 안에도 다양한 등급과 분류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소비자가 알아두어야 할 유기농 식품 분류는 네 가지다.

  • 100% 유기농 — 이 표시가 붙은 식품은 모든 원재료가 인증된 유기농 성분으로만 구성되어 있어야 하며, USDA 유기농 마크 또는 100% 유기농 문구를 사용할 수 있다.
  • 유기농 — '유기농'이라는 표시는 해당 제품 또는 성분이 유기농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이며, 다만 '허용 및 금지 물질 국가 목록(National List of Allowed and Prohibited Substances)'에 따라 일부 비유기농 성분은 예외적으로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비유기농 성분은 전체 성분의 5%를 넘지 않아야 한다. 유기농 인증은 전체 성분의 95% 이상이 인증된 유기농 재료임을 의미한다.
  • 유기농 재료로 '제조’ — 제품 전체 성분의 최소 70% 이상이 인증된 유기농 성분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 경우 유기농 마크는 사용할 수 없으며, 최종 제품 자체를 유기농 제품으로 표시할 수도 없다.
  • 특정 유기농 성분 — 유기농 성분이 70% 미만인 혼합 제품은 유기농 마크나 ‘유기농’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원재료 표시란에는 인증된 유기농 성분을 개별적으로 표기할 수 있다.

라벨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식단에 유기농 식품을 포함시키기로 마음먹었다면, 표시와 성분을 꼼꼼히 따져보는 소비 자세가 필요하다. 일반 재배 농산물을 피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일부 악의적인 업체들이 이를 '유기농'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며 부당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유기농 제품을 구매할 때는 반드시 생산지와 유통 과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유기농 및 비GMO 리포트(The Organic & Non-GMO Report)에 따르면, 2020년 한 농부가 사기 혐의로 체포됐으며, 일반 곡물을 ‘유기농’으로 둔갑시켜 약 7,100만 달러의 이익을 챙기다 적발됐다고 한다. 2023년 초에도 두 명의 농부가 비슷한 수법으로 적발된 바 있다.

유기농, 무화학 농산물 찾는 법

유기농이면서 화학물질이 없는 농산물을 가장 확실하게 구입하는 방법은 생산 농가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다. 지역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 들러 판매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눠보라. 이런 소규모 농가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화학물질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

농업 관련 기본 용어를 익히고, 재배 방식에 대해 직접 묻는 것이 좋다. 직거래 장터의 모든 판매자가 유기농 인증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이 지속 가능한 농법을 따르고 있어 일반 농산물보다는 훨씬 낫다.

화학물질 없이 재배된 농산물을 얻는 또 다른 좋은 방법은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직접 재배하는 것이다. 재배 환경을 직접 관리하고 합성 화학물질을 피함으로써 가능한 한 순수한 농산물을 수확할 수 있다.

질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 농산물은 반드시 세척해야 한다

흙, 잔류물, 기타 오염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일반 농산물뿐 아니라 유기농 농산물도 반드시 세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가장 효과적인 세척 방법은 무엇일까? 2022년 학술지 푸즈(Foods)에 실린 한 연구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했다.

연구진은 잎채소 5종을 선택해, 인독사카브, 플루디옥소닐, 클로르페나피르와 같은 흔히 사용되는 농약을 표면에 처리했다. 이후 각 샘플은 다음의 다섯 가지 방식으로 세척되었다.

  • 흐르는 수돗물
  • 고인 수돗물/알칼리수
  • 초음파 세척
  • 물에 5% 식초, 2% 탄산수소나트륨(베이킹소다), 채소 세척제를 혼합해 사용
  • 데치기/끓이기

실험 결과, 흐르는 물로 세척했을 때 가장 효과가 높았으며, 시료에 남아 있던 농약의 약 77%가 제거되었다. 그다음으로 효과적인 방법은 끓이기/데치기로, 농약을 약 59.5% 줄였다. 또한 흐르는 물에 씻은 뒤 끓이거나 데치는 방식은 농약 제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과일을 끓여 먹을 일은 거의 없겠지만, 채소를 세척할 때는 이 방법이 충분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